마라톤은 그 자체로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하는 고강도 운동입니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건 ‘완주 이후’입니다. 회복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근육 통증은 물론이고, 면역력 저하나 부상 위험까지 동반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라톤 후 회복을 과학적으로 접근하면 다음 훈련도, 다음 레이스도 훨씬 수월해집니다. 이 글에서는 마라톤 직후부터 1주일까지 단계별 회복 루틴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실전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회복 방법들을 안내드립니다.
마라톤 직후 24시간 회복 루틴
마라톤이 끝나고 난 직후부터 회복은 시작됩니다. 이 시기에는 골든 타임이라 불리는 첫 30분~2시간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때는 혈액순환을 서서히 정상화하고, 에너지와 수분을 빠르게 보충해야 합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가벼운 보행입니다. 완주 직후 바로 주저앉기보다는 10~15분간 천천히 걸으며 심박수를 안정시켜야 합니다. 그 후 이온음료, 바나나, 에너지바 등을 통해 수분과 탄수화물을 보충합니다. 차가운 음료는 위장에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미지근한 상태가 적절합니다. 1~2시간 이내에는 단백질과 복합 탄수화물이 포함된 식사를 권장하며, 예: 달걀, 연어, 현미밥, 샐러드 조합이 대표적입니다. 또한 스트레칭이나 폼롤러 마사지는 경직된 근육을 부드럽게 풀어주는 데 효과적이며, 저강도 요가나 짧은 반신욕도 혈류 회복에 도움을 줍니다. 이 시기의 회복이 이후 염증 반응과 통증을 줄이는 핵심입니다.
회복 1~3일차: 피로 관리와 활동적 휴식
마라톤 다음날부터는 본격적인 ‘회복기’로 접어듭니다. 이 시기에는 적극적인 휴식(active recovery)이 중요합니다. 단순히 침대에만 누워 있는 것이 아니라, 가벼운 활동을 통해 혈류 순환을 촉진시켜야 회복 속도가 빨라집니다. 예를 들어 가벼운 산책, 수영, 자전거 타기, 스트레칭 위주 요가 등이 권장됩니다. 이와 함께, 이 시기에는 수면의 질이 회복의 핵심입니다. 7~8시간 이상의 충분한 숙면을 취하고, 취침 전 전자기기 사용을 줄이며 멜라토닌 분비를 유도하는 루틴이 도움이 됩니다. 영양 면에서는 항산화 식품과 단백질 중심 식단을 유지해야 합니다. 블루베리, 토마토, 생강, 마늘, 견과류 등이 효과적이며, 염증 반응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단백질은 여전히 하루 1.5g/kg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이 시기에는 자기관리 기록도 회복 전략으로 활용됩니다. 근육통, 수면 상태, 식사 내용 등을 기록하며 몸의 회복 신호를 점검하면, 슬럼프나 과훈련을 미리 감지할 수 있습니다.
회복 4~7일차: 점진적 훈련 복귀
대부분의 러너들은 대회 후 3~4일 정도 지나면 "다시 달리고 싶다"는 욕구가 생깁니다. 하지만 이 시기의 훈련 복귀는 매우 조심스러워야 합니다. 회복 주간(recovery week)의 원칙은 ‘속도보다는 감각’입니다. 이 시기에는 5km 이내의 조깅 또는 페이스 없는 러닝을 통해 몸의 반응을 체크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복귀 훈련은 주 2~3회 정도로 제한하고, 거리나 강도는 이전 훈련의 50% 수준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조깅 중 무릎 통증이나 과도한 근육 피로가 느껴진다면, 훈련은 즉시 중단해야 하며 하루 이상 더 휴식을 취해야 합니다. 영양은 여전히 고품질 단백질과 복합 탄수화물 위주로 유지하고, 수분 보충을 꾸준히 이어가야 합니다. 또한 기분 상태 체크도 중요합니다. 우울감, 무기력함, 짜증 등 심리적 변화가 감지된다면 심리적 피로도 회복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일 수 있으므로 휴식이 더 필요합니다. 회복 1주일 내에는 절대 고강도 훈련이나 인터벌을 하지 말고, '몸을 느끼는' 시간이 중요하다는 점을 기억하세요.
마라톤 후의 회복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계획된 '프로세스'입니다. 첫 24시간의 에너지와 수분 보충, 3일간의 활동적 휴식, 그리고 1주일 간의 점진적 복귀를 통해 진정한 회복을 완성할 수 있습니다. 마라톤은 끝났지만, 다음을 위한 준비는 바로 지금 시작됩니다. 이 회복 루틴을 생활화한다면, 다음 레이스에서도 최고의 컨디션으로 달릴 수 있습니다. 러너 여러분, 회복도 실력입니다. 지금부터 회복 루틴을 실천해보세요.